미국 연준은 24일부터 잭슨홀컨프런스로 불리는 잭슨홀 미팅을 연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 Fed가 해마다 한 번씩 여는 연례 심포지움이다. 미국 연준 FOMC 의 최고위급 간부와 12개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 그리고 경제학자와 고위 공무원 등 돈줄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통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다. 잭슨홀에서의 논의 결과는 앞으로의 미국 등 전세계의 통화정책으로 이어진다. 이 심포지움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고 있다.
잭슨 홀의 면적은 1,200㎢이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아이다호 주의 경계 부근에 있다. 1929년 2월 26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43년 3월 15일에 잭슨홀(Jackson Hole)골짜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1950년 9월 14일에 원래의 국립공원에다 잭슨홀천연기념물 및 그 밖의 지역을 합쳐 국립공원으로 재지정됐다. 지각이 융기하여 생긴 거대한 산맥이자 로키산맥의 일부를 구성하는 티턴산맥 및 부근 지역을 잭신홀로 부른다. 높이 4,196m의 그랜드티턴산(山) 외에 많은 빙하가 있는 험준한 12개의 산들이 연이어 있다. 동쪽 기슭은 급경사를 이루나 서쪽 사면은 완만하고, 티턴 산맥에서는 티턴강(江)이 발원한다. 동쪽 기슭에는 스네이크(Snake)강(江)을 가로질러 놓인 댐으로 말미암아 생긴 공원 최대의 호수 잭슨호(湖)가 있고, 그 밖에 리호(Leigh L.)·스트링호(String L.)·브레들리호(Bradley L.)·제니호(Jenny L.)·펠프스호(Phelps L.) 같은 호수가 있다. 원시적 경관으로 유명한 잭슨홀 골짜기는 길이가 89km, 너비가 21km, 평균높이가 2,073m에 달한다. 공원 가장자리의 가장 낮은 곳도 1,936m에 이른다. 경관이 웅장하여 서부영화의 촬영장소로 자주 이용된다. 이 강에는 물고기가 많다. 특히 송어 잡이가 유명하다. 들소·영양·사슴 등의 야생동물도 많다. 산기슭의 빙하가 녹아 이루어진 빙퇴석 지대는 가문비나무와 로지폴소나무로 덮여 있다. 등산·하이킹·야영·낚시·래프팅·자전거타기·사진 촬영을 하기 위하여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2010년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양적완화 정책이 유명하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이른바 서브프라임 사태로 금융이 마비되는 등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 때 리먼 브러더스 등 굴지의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무너졌다. 이 난국을 타개한 정책이 바로 벤 버냉키의 양적완화이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그 돈으로 시중의 채권을 사주는 것이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양적완화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었다.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생소한 이론이었다.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준 의장은 이 양적완화를 잭슨홀 미팅에서 발표했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 총재들도 버냉키의 양적 완화를 지지했다. 유럽중앙은행의 드라기 마리오 총재도 이 자리에서 유럽의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Fed와 ECB의 수장이 잭슨홀에서 중요한 통화 정책을 발표했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잭슨홀에서 세 차례의 양적완화(QE) 방침을 밝혔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기 위기가 발생한 2007년도에 버냉키 의장은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한 뒤 이듬해 전격적으로 양적완화에 나섰다. 2010년과 2012년 미팅에서도 양적완화 계획을 시사하며 세계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2014년 드라기 ECB 총재도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하락을 막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실제 그 이듬해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로 재정 위기에 시달리던 유로존 경제 구하기에 나섰다. 이런 역사를 거치면서 잭슨홀미팅은 대표적인 통화정책회의로 굳어졌다.
미국 뉴욕증시에는 잭슨홀 미팅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83포인트(0.07%) 오른 34,500.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5포인트(0.01%) 떨어진 4,369.7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6.16포인트(0.20%) 밀린 13,290.7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다우지수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3대 지수는 한 주간 모두 2% 이상 하락해 약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해 각각 올해 2월과 작년 12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에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모두 최근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테슬라는 7월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나스닥지수는 현재 7월 고점 대비 8%가량 하락해 기술적 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날 4.3%를 돌파했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4.24%까지 떨어졌으나 오름세 기조는 여전하다.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이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으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는 8월25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에서 25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5분에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월 25일 밤 11시 5분이다. 중국발 우려가 커지는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높이고 있ㄴ능 상황에서 잭슨홀 미팅이 주목된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미국 뉴욕 파산법원에 챕터 15에 따른 파산 보호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헝다그룹은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약 30조4천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낸 이후 경영난에 빠진 상태였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커지면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달러 대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고, 중국 당국은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뉴욕 증시의 운명을 좌우하는 최대의 변수이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이더리움 비트코인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잭슨홀 미팅에 목을 메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