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잭슨홀 미팅 초반부는 매파였다. 추가 금리 인상 준비돼 있다거나 인플레 목표를 2%로 유지한다는 발언은 매파로 받아들여진다.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 여전히 높아…노동시장 과열 완화 지속 필요"등의 발언도 매파로 분류된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계 일각에서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해 2% 물가 목표치를 현 수준보다 올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으나, 이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파월이 잭슨홀 연설에서 중앙은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대출 기준이 강화돼 성장과 산업생산이 둔화됐다면서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예상을 웃돌고 있고, 주택부문도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등 공격적인 발언으로 초기에는 뉴욕증시를 하락세로 유도했다.
파울은 다음달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를 올리더라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후 뉴욕증시 는 급변했다. 여간해서는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뉴욕증시는 받아들였다. 이 대목은 매우 비둘기파적이었다.
연준 기준금리가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연준의 다음 행보는 추가 금리인상이 아닌 금리인하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현재 연준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5.25~5.5%로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팬데믹 이전을 기준으로 할 때 지금 같은 경제 흐름에 비춰 과도하게 높은 금리 수준이다. 파월은 현 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으로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리인하는 그렇다면 언제 시작할까? 뉴욕증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아도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이 25일 다시 강조한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명확하게 하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그 시기를 내년 6월께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6월 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25~5.5%를 웃 돌 가능성은 38.6%로 예상된 반면 지금보다 0.25%p 이상 낮은 금리가 될 가능성은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5.0~5.25% 금리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가장 높아 34%에 이른 것으로 나왔다.
파월 발언에서 또 하나 주목을 끄는 대목은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정책금리 결정을) 신중하게 진행할(proceed carefully)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을 두고 뉴욕증시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가가 급격하게 다시 뛰거나 고용지표가 더 뜨거워지지 않는 한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파월 의장은 그의 주특기처럼 ‘매둘기’(매파와 비둘기파 색채 혼재) 면모를 보였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그간 물가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아직 3%대에 있으며, 다시 ‘꼬리’를 올릴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월은 현 물가 상황을 진단하면서 연준이 주시하는 데이터에 관한 힌트를 제공했다. 우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다. 지난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1% 올랐고, 전월보다도 0.2% 상승했다. 지난해 2월(5.4%) 대비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근원PCE가격이 낮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속 하락을 확신하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PCE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낮아질지, 어디까지 정착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뉴욕증시에서는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동기대비 4.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월보다도 0.2%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폭의 변화는 아니지만 다시 물가가 오를 수 여지가 있는 셈이다. 운송 및 식품 서비스와 같은 분야를 포함하는 비주택 서비스 물가도 불안하다. 파월은 “이 부문은 고용 부문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려면 추가적인 진전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최근 뜨거운 고용지표가 계속 연이어 나오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주택 서비스 물가가 튈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두 가지 물가 지표를 언급한 파월은 다시 한번 ‘신중하게’를 강조했다. 그는 “다가오는 회의에서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정책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결정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이번 주(8월 28일~9월 1일)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경제지표에 주목하며 8월의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달 들어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이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이번 달 약 5.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약 3.9%, 3.4% 하락했다. 미국의 2년물 채권 금리는 5%를 상회하면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0년물 채권 금리도 4.2% 부근에서 등락하며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이 정책을 판단하는 두 축인 물가와 고용에 관련된 지표가 대거 발표된다. 고용보고서, 구인·구직 보고서, 민간 고용보고서, 감원보고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증시에서는 8월 신규 고용이 전월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은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5천 명 늘었을 것으로 전했다.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8만7천 명 늘어났었다. 8월 실업률은 3.5%로 전망됐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도 발표된다. 지난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1%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수치도 발표된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2.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수정치는 속보치 이후로 나오는 두 번째 수치다. 미국의 성장률은 세 차례에 걸쳐서 확정된다.
지난주말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설이 대체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에도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7.48포인트(0.73%) 오른 34,346.90으로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40포인트(0.67%) 상승한 4,405.7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6.67포인트(0.94%) 뛴 13,590.65로 장을 마감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9.5%로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11월까지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46.7%, 0.50%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8.7%로 둘을 합치면 50%가 넘어간다. 전날에는 50%를 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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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