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성수품의 공급을 늘리고, 할인 판매를 확대해서 서민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것 등은 예년과 같았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1440억원 규모의 예산을 풀겠다는 것은 예년과 달랐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늘어나는 연휴 동안 국민의 관광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숙박 할인쿠폰을 대량 발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야 내수 경기 키우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문제다. 서민들은 ‘긴 연휴’에도 여행을 즐길 여유가 없는 것이다.
정부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날 공교롭게도 고용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마이너스’였다는 자료를 내놓고 있다. 상반기 근로자들의 월평균 실질임금이 355만8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만5000원, 1.5% 줄었다는 것이다. 상반기 실질임금이 깎인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물가 때문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2분기 가계 동향’도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3.9%가 감소,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사실상 월급이 깎인 서민들이 관광을 즐기기는 아무래도 쉬울 수가 없을 것이다.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긴 연휴에 ‘방콕’하기 십상일 뿐이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밑에 있는 사람을 잘 알 수 없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내버스 요금과 택시 요금을 헷갈려서 구설에 오른 게 그걸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