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해외의 분주한 움직임과 달리 국내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 당장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만 하더라도, 동일한 출발선에 서지 못한 채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20곳이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 거래소 다수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신규 회원 유입이 줄어들고 거래는 대형 거래소에 집중되고 있다. 아예 업비트 한 곳이 국내 전체 가상자산 거래대금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며 원화마켓이 없는 군소 거래소는 일일 거래량이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암호화폐 시장의 불경기를 일컫는 '크립토 윈터'가 1년 반 이상 지속되면서 전체적인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인 점도 군소 거래소를 더욱 힘들게 한다.
또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전에는 무분별하게 만들어지는 거래소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았기에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법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원화마켓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문제가 있으면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소 거래소들의 목소리가 이처럼 거세지는 까닭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반감기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이 더 어려워지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문제는 본격적인 상승장이 오기 전에 손님(이용자)을 맞을 준비를 끝마쳐야 상승장에 유의미한 거래량을 만들 수 있는데 여전히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기가 요원해 보인다는 데 있다. 이래서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문 닫을 곳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한 가지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그러니 부디 희망고문을 하지 말고 희망을 달라!"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