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있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최근 각국 정상들에게 보낸 만찬 초대장에 ‘인디아(India)’ 대신 산스크리트어 국명인 ‘바라트(Bharat)’라고 적었다. 이 초청장은 인도 대통령실이 9월 9일 G20 만찬에 초청하고자 보낸 것이다. 이 초청장에서 모디 총리를 ‘프레지던트 오브 바라트(President of Bharat)’라고 적었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의 대변인 삼빗 파트라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모디 총리를 인도가 아닌 ‘바라트의 총리’라고 표기한 공식 카드를 공유했다.
인도 언론들은 정부가 국명을 바라트로 바꾸기 위해 G20 정상회의 종료 후 있을 의회 특별회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부 측이 바라트란 용어를 초청장에 넣은 것은 내년 4월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모디 총리가 세계 무대에서 관록을 과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국명을 바라트로 바꾸려는 데에는 정치적 의도도 다분히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매체는 정부 측이 바라트란 용어를 초청장에 넣은 것은 내년 4월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모디 총리가 세계 무대에서 관록을 과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억 명 인구의 80%를 점하는 힌두교도 표를 압도적으로 얻어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가 소속된 인도인민당(BJP)은 인도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에 도입된 것으로, ‘노예의 상징’이라며 국명을 바라트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야당은 반대 입장이다. 모디 총리의 인도인민당이 굳이 바라트를 쓰는 건 과거 힌두인과 힌두 문화만 존재했던 나라를 상기시켜, 이미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이슬람 인구를 배제하려는 시도라고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인민당은 최근에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시의 이름을 힌두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인도인민당 정부는 2018년 북부 도시 알라하바드의 이름을 산스크리트어인 프라야그라지로 바꿨다. 프라야그라지가 400년 전 무굴제국 때 알라하바드로 개명되기 전 원래 이름이라는 이유였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와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인디아라는 영국 식민 지배 시절 용어 대신에 바라트를 쓰는 게 맞는다고 주장하지만, 야권 인사들은 반대하고 있다. 야권은 인도 명칭을 바꾸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인디아에 합류한 민족주의국민회의당(NCP)의 샤라드 파와르 총재는 이날 어느 누구도 국명을 바꿀 권리가 없다면서 정치연합체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샤시 타루어 INC 의원도 “역사가 깃든 이름이자,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