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이미 라면업체와 제분업계에 가격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천일염 가격이 사재기 때문에 치솟자 해양수산부가 관계기관과 ‘합동점검반’을 꾸려서 현장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주류세 인상에 따라 들먹거리던 소줏값도 예외일 수 없었다. 주류세가 오르면 소줏값도 따라서 인상되어야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민이 정말 가까이하는 그런 품목”이라며 업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가 가격을 낮추라는데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기업은 쉬울 수 없다.
그러나 행정력으로 누르는 물가정책에는 부작용이나 역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가격 인상이 억제되면 기업들은 제품의 포장과 크기 등은 그대로 둔 채 내용물만 슬쩍 줄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골탕 먹는 것은 소비자였다.
가격을 억누르면 기업의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매출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주식값이 하락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억제된 제품가격은 언젠가는 인상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수 없다. 억눌렸던 가격이 오르게 되면 그 인상폭은 ‘곱빼기’로 커질 것이다. 이는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 있다. 가격 압박이 능사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