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하루전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 금리를 현 5.25∼5.50% 범위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6월 동결 이후 3개월만이자 FOMC 회차로는 2회 만에 이뤄진 동결이다. 이로써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최대 2.00%포인트를 유지했다. 이후 예상보다 매파적인 점도표 상향 조정 사실아 알려지면서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달러화 도한 강세를 보였다.이번에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를 직전 전망과 동일한 5.6%(이하 중간값)로 예상했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3.3,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각각 전망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정례회의에 대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내 추가 인상 여부와 내년 긴축 유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9월 FOMC 결과에 대한 해외IB의 평가는 대체로 매파적이다. 다수의 투자은행은 정책결정문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을 근거로 연내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 전망은 상향하고, 실업률 전망은 하향 조정되는 등 6월 전망보다 더 낙관적"이라면서 "점도표에는 올해 25bp 추가 인상, 내년중 50bp 인하 전망으로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도 다른 투자은행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의 내년 점도표 상향조정은 매파적"이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11월 25bp 추가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제약적인 실질금리와 향후 경제전망 등을 고려시 올해 중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월 금리인하를 시작한다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봤다.
연준 위원들은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가 5.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리 전망치로는 5.50%~5.75%로 지금보다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이다. 위원 19명 중에서 12명이 1회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7명이 동결을 전망했다.연준 점도표의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로 지난 6월의 4.6%에서 0.5%포인트 높아진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5%를 웃도는 고금리 환경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1회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년 0.25%포인트씩 2회만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위원들은 "적절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제약적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길 원한다…그러나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더 많은 진전을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국채금리가 또다시 역사적 수준을 경신하면서 기술주들의 낙폭을 부추겼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4%까지 올랐고,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9%까지 올랐다. 이는 각각 2007년, 2006년 이후 최고치이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돼 연준이 긴축 기조를 끝내길 기대해왔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으면서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시카고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2%,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28%가량에 그친다. 이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12월 회의까지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40%가량으로 전날의 35% 수준에서 상승했다. 내년 6월까지 금리가 현 수준이나 그보다 높을 가능성은 60%를 넘어섰다. 전날의 50% 수준에서 높아진 것으로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3포인트(7.30%) 오른 15.1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정책을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자 단번에 2,510대로 밀려났다. 코스피 종가는 전장 대비 44.77포인트(1.75%) 내린 2,514.97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6원 오른 1,339.7원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255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등 아시아 증시 전반도 1% 넘게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1.01%), LG에너지솔루션[373220](-2.50%), SK하이닉스[000660](-1.2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27%), 포스코홀딩스[005490](-2.86%), 현대차[005380](-1.54%), LG화학[051910](-4.72%), 삼성SDI[006400](-4.44%), 네이버(-3.45%), 기아[000270](-1.97%) 등 전 종목이 1% 넘게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22.04포인트(2.50%) 내린 860.68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086520](1.89%)와 알테오젠[196170](3.52%)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6.29%), JYP Ent.[035900](-4.41%), 엘앤에프[066970](-4.17%), 에스엠[041510](-3.47%)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플랫폼 리플(Ripple)의 자체 암호화폐 XRP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내 추가 인상을 전망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룸 등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리플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미국 변호사 존 디튼(John E Deaton)은 리플-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에서 양측의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고 X 스페이스에서 밝혔다. 그는 코인베이스 등 다른 암호화폐 기업과도 소송 중인 SEC 측이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우려해 리플과 합의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