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세수가 악화된 것은 무엇보다 ‘상저하고’ 전망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가 상반기에는 나쁘지만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며 ‘상저하고’를 고수해 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상반기가 벌써 지나고 하반기도 3개월이 다 지나도록 여전히 ‘상저하고’를 수정할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전망이 빗나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서둘렀더라면 세수가 이처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수가 이처럼 차질을 빚는데 감면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10월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추가 연장을 언급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증가율이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긴축 예산안’이다.
그러나 내년 세수도 장담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잡고 있지만,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우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를 의미하는 ‘L자형’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