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송출수수료가 과하다며 늘어놓은 한탄인데,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채널 사용료로, 홈쇼핑업체의 가장 큰 비용 중 하나다.
물론, 홈쇼핑사들도 절충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했다. 비용 부담이 큰 앞번호 대신 뒷번호를 달라는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불발되며 이 같은 사태가 불거졌다. 홈쇼핑업계는 ‘차라리 방송을 포기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유료방송 사업자도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 TV 인구는 감소하고 OTT로 시청자들이 분산되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홈쇼핑업계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수익성은 크게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케이블TV방송 전체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비중은 42% 수준으로 절반에 가깝다. 반면 방송수신료 매출과 단말장치 매출 비중은 각각 34%, 17%에 불과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업체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은 채 매년 홈쇼핑업계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측 모두 ‘송출수수료’는 생존과도 직결된다.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문제고,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줄여야 하는 문제다. 공생을 하려면 절충안이 필요한데 쉽지 않아 보인다. 언급했듯 송출수수료 문제는 양측에 모두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하는 아주 예민한 사안이다.
조만간 열릴 ‘대가검증협의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번 대가검증협의체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첫 사례가 되는 상황인 만큼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중재에 임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어깨도 무거울 것이다.
이번만큼은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홈쇼핑업계도, 유료방송 사업자도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의 틀을 마련해 ‘공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