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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송출수수료 갈등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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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송출수수료 갈등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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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경제부 송수연 기자
“이제는 더 버틸 힘이 남아있지 않거든요. 올해도 송출수수료를 올려달라고 할 텐데, 업황도 좋지 않고 정말 한계입니다.”

최근 만난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송출수수료가 과하다며 늘어놓은 한탄인데,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채널 사용료로, 홈쇼핑업체의 가장 큰 비용 중 하나다.
홈쇼핑사와 유료방송 사업자의 ‘송출수수료’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0여 년간 풀지 못한 해묵은 숙제다. 매년 10% 안팎으로 오르는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샅바 싸움은 연례 행사지만, 올해 이 문제가 조명받는 까닭은 홈쇼핑업체들이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둬서다.

물론, 홈쇼핑사들도 절충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했다. 비용 부담이 큰 앞번호 대신 뒷번호를 달라는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불발되며 이 같은 사태가 불거졌다. 홈쇼핑업계는 ‘차라리 방송을 포기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읽힌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정 지역에만 방송을 송출하는 일부 케이블TV의 경우 비용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아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라서다. 전반적 업황 부진에 수익성이 뒷걸음질하고 있어 ‘비용 부담 완화’가 절실한 홈쇼핑업계는 또 다른 방법도 없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비용인 송출수수료 부담 완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할 정도다.

유료방송 사업자도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 TV 인구는 감소하고 OTT로 시청자들이 분산되며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홈쇼핑업계의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수익성은 크게 고꾸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케이블TV방송 전체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비중은 42% 수준으로 절반에 가깝다. 반면 방송수신료 매출과 단말장치 매출 비중은 각각 34%, 17%에 불과했다.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업체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은 채 매년 홈쇼핑업계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측 모두 ‘송출수수료’는 생존과도 직결된다.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문제고,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줄여야 하는 문제다. 공생을 하려면 절충안이 필요한데 쉽지 않아 보인다. 언급했듯 송출수수료 문제는 양측에 모두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하는 아주 예민한 사안이다.

조만간 열릴 ‘대가검증협의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번 대가검증협의체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첫 사례가 되는 상황인 만큼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중재에 임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어깨도 무거울 것이다.

이번만큼은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홈쇼핑업계도, 유료방송 사업자도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의 틀을 마련해 ‘공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