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 다운이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말하는 연방정부 셧다운이란 국가 예산이 제때 확정되지 않아 연방 정부의 업무가 마비되는 현상이다. 예산이 확정되지 않으면 쓸 돈이 없어 정부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인플레와 FOMC의 잇단 금리인상으로 경제 전반의 체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연방정부마저 셧다운을 하게 되면 미국이 또 한번 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셧다운은 글로벌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뉴욕증시 뿐만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4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만약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하면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노동 시장과 소비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제때 되지 않을 경우 이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번 주에는 Fed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비중을 두는 물가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나온다.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중단)' 우려, 자동차 업계 파업, 국채 금리 급등, 그리고 국제유가 상승 등 여러 난관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2024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만약 예산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현실화하게 된다. 합의 시한까지 6일을 을 남겨둔 가운데, 하원 공화당은 시간을 벌고자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CR: continuing resolution)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정부 운영이 멈추면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주요 경제 지표의 발표가 제때 되지 않을 경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 튜자응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만약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한다면,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사실상 '깜깜이' 상태가 될 것"이라며 "9월 회의 이후 경제 활동이나 물가에 대해 거의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으며, 금리가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연준 고위 인사들도 긴축을 선호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식 일정이 있다.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주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5%를 돌파했고, 2년물 국채 금리는 5.2%를 돌파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006년,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튀어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세 또한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국제유가가 단기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까지 3주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각각 3.5%, 2.9%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간 약 1.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5.8%가량 조정받았다. 9월 동안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4.1%, 2.1% 내렸다.
◇ 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9월 25일=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국가활동지수(CFNAI)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
9월 26일= 신규주택판매, S&P-케이스 실러,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연설, 코스트코 실적
9월 27일= 내구재수주, 마이크론 실적,
9월 28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기업이익 수정치, 잠정주택판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활동지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온라인 타운홀 미팅,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연설, 리사 쿡 연준 이사 연설, 나이키 실적
9월 29일=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시카고 연은 PMI,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연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추가 금리인상 발언이 이어지면서 과도한 긴축과 경기 둔화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6.58포인트(0.31%) 하락한 33,963.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94포인트(0.23%) 내린 4,320.06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18포인트(0.09%) 하락한 13,211.81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장초반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장후반에는 모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 1.9% 내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에 각각 2.9%, 3.6%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보인 점과 수년 만에 고점을 경신한 미 국채수익률, 10월 연방정부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일시 중단) 우려 등에 주목했다. 연준 FOMC 당국자들이 일제히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 점은 주가에 하락 압력을 줬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금리가 이전 전망에서 제시한 것보다 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추가 긴축은 확실하게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콜로라도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으며,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애리조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지, 아니면 단순히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지를 보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모을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금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며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준 당국자들이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하면서 긴축 사이클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은 이날 조합원 연설에서 파업 참가 사업장을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의 38개 부품공급센터(PDC)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협상 진전을 이유로 이번 파업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10월초에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커진 데 불안한 시선도 이어졌다. 셧다운을 막으려면 202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 1일 전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 하원 공화당이 시간을 벌고자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CR: continuing resolution)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4.5%로 반영됐다.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4.5%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4포인트(1.94%) 하락한 17.2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노사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자동차 노조가 일주일 만에 파업 확대를 선언했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한 조합원 연설에서 이날 정오부터 파업 참가 사업장을 20개 주여 걸쳐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의 38개 부품공급센터(PDC)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협상 진전을 이유로 이번 파업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페인 위원장은 "포드와의 협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해결해야 할 중대한 이슈가 남았지만 포드가 협상 타결을 위해 진지하고 임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페인 위원장은 노조와 포드가 차등 임금제 일부 폐지, 생활비 조정 복원, 수익 공유 방식 개선 등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포드 측은 이날 성명에서 "UAW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핵심 경제적 이슈에 대해 여전히 상당한 이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 확대 결정은 미 자동차 노조가 3대 자동차 제조사 공장에서 파업에 들어간 지 일주일만이다. UAW는 4년간 임금 36%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부터 미 자동차 3사의 미국 내 공장 각각 1곳에서 동시에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공장에서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에 따른 고용 보장도 쟁점이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업 돌입 직전에 "우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사측이 본 적 없는 방식의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협상 결렬 시 개별 공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련의 작업 중단을 통해 혼란을 만들어낼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가 예고한 대로 3사 노조는 미 전역의 70여곳의 공장 중 단 3곳의 개별 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핵심 공장만을 타깃으로 파업 범위를 확대해 가는 '연속 파업(rolling strike)', '스탠드 업 파업(stand up strike) 방식이다. UAW는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22일 오전 10시를 기해 파업 참여 공장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방식은 87년 전 GM 노조의 '연좌파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36년 12월 미시간주 플린트 GM 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한 공장에서 다른 공장으로, 또 다른 공장으로 연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갔고 휴업과 감산을 반복하던 사측은 결국 44일 만에 백기 투항했다. 이 파업은 미국 노동운동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남아있다. 뉴욕능시 전문가들은 이 파업 방식이 미 완성차 업체들의 '저스트 인 타임(just-in time·적기생산)' 생산 방식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문과 거의 동시에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미 완성차 업체들에겐 수급 불안이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UAW와 3사 양측의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업을 종식시킬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과 관련해 사측은 17.5~20%의 인상률을 제시해 노조(36%)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 밖에도 조합원의 연금·의료 혜택 강화, 주 4일 근무를 포함한 유급휴가 일수 확대, 임시 직원 채용 제한,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보전 등도 협상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자동차 분석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UAW의 파업에 따른 하루 차량 생산 손실을 약 3200대로 추산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