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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천장 뚫린 원·달러 환율…'살얼음판' 지나는 국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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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천장 뚫린 원·달러 환율…'살얼음판' 지나는 국내경제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에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다.

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23일 1351.8원을 기록한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고이면서 전날에 이어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처럼 Fed의 긴축 기조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강달러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고환율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금융시장에 공포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증시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 앞으로의 경제 여건을 선반영하는 지표다. 최근 고환율이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된다면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 상승, 소비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경기를 한층 악화시킬 수 있다. 고환율과 함께 고금리·고유가도 이 같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 수준으로, 미국 금리(5.5%)와 역대 최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만약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다면 한국과의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진다. 가뜩이나 경기 회복의 반전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환율 급등세와 관련해 "달러 강세에 따른 주요국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 성향이 심해지거나 쏠림 현상으로 불안 현상이 나타날 경우 당국은 시장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2024년에도 1%대 저성장에 머물 수 있다는 'L자'형 장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여파 등이 겹쳐지면서 살얼음판을 지나고 있는 경제현실 뿐 아니라 경제 외적 요인까지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시장과 함께 외환시장은 경제의 미래 전망을 반영한다. 정부는 이 같은 기본 원칙을 지켜가면서 한층 더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