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48.5원)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23일 1351.8원을 기록한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고이면서 전날에 이어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증시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 앞으로의 경제 여건을 선반영하는 지표다. 최근 고환율이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된다면 원자재 등 수입품 가격 상승, 소비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경기를 한층 악화시킬 수 있다. 고환율과 함께 고금리·고유가도 이 같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환율 급등세와 관련해 "달러 강세에 따른 주요국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 성향이 심해지거나 쏠림 현상으로 불안 현상이 나타날 경우 당국은 시장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선 2024년에도 1%대 저성장에 머물 수 있다는 'L자'형 장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여파 등이 겹쳐지면서 살얼음판을 지나고 있는 경제현실 뿐 아니라 경제 외적 요인까지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시장과 함께 외환시장은 경제의 미래 전망을 반영한다. 정부는 이 같은 기본 원칙을 지켜가면서 한층 더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