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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불안한 중동…국제유가 변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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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불안한 중동…국제유가 변수 살펴야 한다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을 받는 가자지구.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을 받는 가자지구. 사진=AFP/연합뉴스
이집트와 시리아가 영토 회복을 기치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게 50년 전 이맘때의 일이다. 이른바 1973년 10월 6일 발발한 4차 중동 전쟁이다. 10월 전쟁의 여파로 국제 유가는 3배나 폭등했다. 1차 오일쇼크의 기억이 생생한 가운데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유혈 충돌이 진행 중이다.

이번 충돌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국제 유가에 악재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올해 70만 배럴씩 증산하면서 미국에 이어 2대 공급국가로 부상한 상태다. 미국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한 결과다. 게다가 이란은 2019년에도 예멘을 앞세워 사우디 유전 파괴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란이 상황에 따라 같은 보복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이유다. 물론 이번 위기는 당시와 규모나 성격 면에서 다르다.
석유 수요를 봐도 당시와 정반대다. 석유 수요가 급증하던 당시 각국은 비축 물량마저 소진한 상태였다. 글로벌 소비 침체로 석유 수요가 줄어든 지금과는 비교 불가다. 자동차도 석유 대신 배터리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공급 면에서 보면 사우디와 UAE가 감산 중이다.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조차 과도한 유가 상승 기대를 접은 상태다. 50년 전 OPEC에서 독자적으로 배럴당 70%를 인상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문제는 앞으로의 변수다. 중동 위기의 최대 수혜국인 러시아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수출 감시를 느슨하게 하는 것도 알고 보면 러시아 제재용이다. 베네수엘라도 처지는 비슷하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 협의도 변수다. 사우디가 석유 생산을 늘리며 미국에 협조할 여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은 중동 정세나 유가에 가장 민감한 나라인 만큼 사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