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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 ‘치킨게임’ 투자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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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 ‘치킨게임’ 투자가 답이다

반도체 경기가 저공비행 중이다. 사진은 반도체 칩.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경기가 저공비행 중이다. 사진은 반도체 칩.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경기가 저공비행 중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95%나 감소한 것도 반도체 탓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3파전을 벌이는 DRAM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회복세다. 하지만 NAND 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다. 원인은 소비침체다. 반도체 60%를 소화하는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판매가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쟁사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2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9.6%인 데 비해 삼성은 12.3%다. 차이가 무려 47.3%p다. 첨단을 고집하는 삼성 반도체의 고객은 퀄컴 등 스마트폰 위주다.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고객을 가진 TSMC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삼성의 목표는 TSMC를 이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 2분기 반도체 분야에 투자한 돈만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나 늘어난 수치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TSMC 고객을 대체하려는 의도다. 평택캠퍼스와 미국 텍사스 공장에 이은 용인 신공장 투자 규모는 2042년까지 300조원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다.

메모리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다. 투자 대가도 크다. 최근 HBM 하이밴드 메모리나 클라우드 서버 수요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가 9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분야다. 미국 기업의 관심도 크다. 테슬라와의 자율주행용 첨단 반도체 개발과 인텔과의 AI용 반도체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형 반도체 설계 기업이 삼성에 주문하는 것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다.
삼성의 첨단 반도체 생산 수율도 높아지고 있다. 생산 기술을 더 개선하고 설비 투자를 지속한다면 TSMC와의 고객사 확보 경쟁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 가시밭길을 건너야 꽃길이 있다는 논리다. 그래야 선순환 고리에 접어들게 된다. TSMC로 몰리는 다양한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파운드리 분야 1위로 가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