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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고개 드는 '퍼드'와 '포모'…암호화폐 투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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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고개 드는 '퍼드'와 '포모'…암호화폐 투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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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상승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시장에 퍼드(FUD)와 포모(FOMO)가 증가하고 있다. 퍼드는 Fear(공포), Uncertainty(불확실성), Doubt(의심)의 합성어로 하락장에서 자산의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을 말한다. 나아가 악성 루머나 가짜 뉴스, 근거 없는 소문 등도 퍼드의 범주에 포함된다.

포모는 '고립공포감(Fear Of Missing Out)'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한다. 나 혼자 모르는 것에 대한 소외감,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포 등을 뜻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수익성 높은 투자 또는 거래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등을 뜻한다.
16일과 17일(현지 시간)은 이 퍼드와 포모의 영향을 여실히 보여줬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뉴스가 나온 뒤 비트코인이 급등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SEC가 승인했다고 보도한 뒤 비트코인이 순식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간 2만6000~2만7000달러에서 한동안 횡보하던 비트코인이 투자자들이 바라 마지않던 희소식이 보도되자 순식간에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7월 이후 3개월 만의 3만 달러대 복귀다.

하지만 폭스비즈니스가 블랙록이 코인텔레그래프의 보도를 부인했다는 내용을 올리고, 블랙록도 "ETF 신청은 여전히 SEC가 검토 중이다"라고 밝히자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급락했다.
이 사건은 퍼드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편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룸네트워크'의 폭등이 포모의 대표적인 예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명칭 룸(LOOM)인 이 코인은 한 달간 700% 이상 폭등했다. 룸네트워크는 위임지분증명방식(Delegated Proof of Stake, DPoS)의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낮은 수수료와 빠른 트랜잭션 속도, 손쉬운 디앱(dAPP) 개발을 돕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2018년 처음 발행된 이후 반짝 주목받은 뒤 이렇다 할 대형 호재가 없었던 탓에 단기간 폭등은 포모를 의심케 한다.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등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호재가 필수적이다.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거나 기술적인 큰 개선, 혹은 대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의 성장동력이 없으면 과도한 가격 상승은 의도적인 조정으로 볼 여지가 많다.

그런데 룸네트워크는 이렇다 할 큰 호재가 최근 한두 달 동안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기술적인 업데이트 공지사항도 7월에 있었고, 최근 상장 소식도 9월 25일 게이트아이오 거래소에 상장된 것이 전부다. 게이트아이오가 초대형 거래소는 아니고 또 시기도 가격이 급등한 시기와 거리가 있어 이 또한 룸 코인의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아니라는 인상이다.

룸 코인은 소수의 보유자가 코인 대부분을 가지고 있고, 거래량도 국내 업비트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가격 조작이 의심되는 정황도 여럿 보인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이 기분 좋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퍼드와 포모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18년의 폭락장에 발생했던 무분별한 투자보다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투자가 요구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