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기 시작한 게 지난해 3월부터다. 0.5%에서 5.5%로 가파르게 올리자 물가가 9.1%에서 3%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9월 미국 실업률은 3.8%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연준에서 금리를 인상하기 직전의 실업률 3.6%보다 약간 올랐다. 부족한 일자리 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30%나 늘었다. 임금인상 속도도 물가상승률을 앞선 상태다.
실질구매력도 상승세다. 고용시장은 금리에 덜 민감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준으로서는 긴축정책 과정에서 고용과 물가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난 셈이다. 그렇다고 연착륙에 성공한 것도 아니다. 고용시장 강세의 원인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확대 정책에 있기 때문이다. 재정확대 정책이 가계의 저축을 늘린 것이다. 늘어난 소비 여력은 기업의 일자리를 늘린 일등 공신이다.
고용시장 강세는 단일 요인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재정확대 외에도 기업투자의 증가와 중소기업 창업 열기 그리고 팬데믹 이후의 대면 영업 증가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고용시장의 강한 공급과 수요가 금리인상 충격을 흡수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미국 노동력시장의 핵심이다. 전체 일자리의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건전성이 고용 강세를 대변한다. 2020년 미국 경제의 리오프닝 당시 창업 신청 수량은 사상 최고치였다. 이런 추세는 줄곧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노동참여자 비율의 증가다.
인구 대비 임직 내지 구직자 비율인 노동참여율은 팬데믹 기간 낮아졌다가 62.8%로 올라간 상태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다. 하지만 이민자나 여성 취업자의 증가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 노령화와 퇴직자 증가로 인해 미국의 노동참여율은 62% 이상으로 올라가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고용시장 안정은 노동참여율 지속 상승 여부에 달려 있다. 미 경제 연착륙을 실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