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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테이퍼 탠트럼 (taper tan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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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테이퍼 탠트럼 (taper tant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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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국채금리 공포
국채금리가 폭발하면서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금리는 중동 전면전 우려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이 단초가 됐다,

19읽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8%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4%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2% 떨어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전날 나온 소매판매 보고서가 예상을 한참 웃돈 이후 국채금리가 또 폭등하면서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928%까지 치솟았다. 10년물 금리가 4.9% 이상으로 오른 것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6년여 만에 처음이다.
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 국제유가 역시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92% 오른 배럴당 88.3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최고치다.

지금으로 부터 꼭 10년 전인 2013년의 일이다. 당시 세계 경제는 2017년과 2018년 서브 프라임과 리먼 브러더스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던 어느 정도 시기였다. 연준의 안정과 조치로 금융기관의 연쇄 부도가 멎고 뉴욕증시도 잘 굴러가고 있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닷컴 버블 이후 최대의 호황이 올 것이라며 들떠 있었다.
모두가 무지개 빛 희망에 사로 잡혀 있던 2013년 5월 23일 당시 미국 연준 FOMC 이었던 밴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테이퍼링이란 영어로 'tapering'로 쓴다. 테이퍼링의 사전적 의미는 단계적 축소, 감축, 또는 약화로 정의할수 있다. 점점 가늘어지다 또는 가늘게 만들다 라는 뜻의 영어 단어 '테이퍼(taper)'의 동명사 꼴이다. 경제학의 세계에서는 유동성 축소, 생산량 축소, 공급량 축소 등의 의미로 테이퍼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밴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은 2013년 5월 23일 미국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경제 회복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확신된다면 채권 매입 속도를 줄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바로 그 발언중 채권 매입속도를 줄이겠다는 뜻을 "테이퍼링" 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돈을 많이 풀었는데 그 늘어난 통화량이 인플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테이퍼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 한 것이다,

밴 버냉키의 테이퍼링 시사 발언이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요동쳤다. 신흥국 증시는 뉴욕증시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져 금융공황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시의 글로벌 증시 폭락을 "테이퍼 탠트럼'이라고 명명했다. 탠트럼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병의 증세나 격한 감정, 부정적인 움직임 따위가 갑자기 세차게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테이퍼 탠트럼은 10년 전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의회 청문회 발언으로 부터 유래했다. 테이퍼 탠트럼을 우리말로는 긴축 발작이라고 번역한다.

테이퍼 텐트럼은 이러한 테이퍼링이 시장에 충격이 돼 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자금을 회수, 신흥국 통화가치나 증시가 급락하는 형태로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중에 유동성을 풀고난 이후 물가가 급등하게 되면 이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채권매입 규모 축소 등으로 다시 유동성을 거둬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승세를 보여왔던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 우려한 투자자들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급격하게 뺀다. 여기서 발생한 충격을 테이퍼 텐트럼이라고 한다.

10년전 긴축 발작의 악몽이 요즘 다시 살아나는 듯한 모습이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코스피 코스닥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등이 미국 연준의 긴축 예고에 연일 흔들리고 있다. 최근의 긴축발작은 9월 FOMC 제롬파월의 긴축 발언으로 부터 시작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를 통해 2023년 말 금리를 5.6%로 예상했다. 현재의 기준금리가 5.25~5.50%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에 최소한 한 번 이상 미국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끝난다면서 금리인하의 시점만 보고 있던 뉴욕증시로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연준은 또 이 점도표에서 내년말 금리 전망을 당초의 4.6%에서 5.1%로 올렸다. 뉴욕증시의 내년금리인하 전망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제롬파월의 이 발언 이후 미국의 국채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테이퍼 탠트럼이 국채금리 발작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

IMF보고서도 국채금리 발작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IMF는 최근 발표한 100번의 인플레이션 충격과 정형화된 사실 7가지' 제목의 보고서에서 "1970년부터 지금까지 56개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111건을 분석한 결과 64건(57.6%)만이 5년 안에 문제가 해결됐다" 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성공적으로 잡힌 경우도 충격 이전과 비교해 1%포인트 이내로 물가 상승률이 내려오는 데 평균 3년이 넘게 걸렸다는 분석결과도 내 놓았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뉴욕증시에서는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국채금리 가 폭등하고 있다. 국채금리 폭등으로 뉴욕증시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대 혼돈 상태에 빠졌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TV 인터뷰에서 '정말 7% 금리로 가는 것이냐'란 질문에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지난해) 내가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가는 것이냐'라고 물었다"며 "7% 금리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국채가격 급등은 기업의 장부상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탓에 금리 급등 시 평가 가치가 급락하게 된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에도 장기국채를 많이 보유했다가 금리 상승으로 자산 평가가치가 하락하자 유동성 우려가 부각되며 지난 2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9%를 넘어서며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72%까지 올라 8%에 육박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 이다.

이런 가운데 고용지표에서도 과열신호가 나왔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880만건)를 웃돌았다.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지난 4월 1032만건을 찍은 이후 5월(962만건) 6월(917만건) 7월 (892만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 또한 국채금리 발작의 요인이다. 고금리 장기화 부담이 큰 상황에서 민간기업 구인건수가 다시 증가했다는 징후만으로도 투심을 얼어붙게 만드는 분위기다. JOLTS보고서가 나온 이후 뉴욕증시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그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발언 이후 전개되었던 국채금리 발작 현상을 반면 교사로 뜯어볼 필요가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