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로 유가와 환율이 상승 중이다. 금리 인상 요인들이다. 하지만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로 6회 연속 동결했다. 금리를 올리면 성장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한 결정이다. 수출 호조와 국제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경기 개선 신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8월 이후 3%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유가가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도 치솟을 게 분명하다. 경기 부진이나 가계부채보다 더 심각한 위기 요인일 수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월 말 기준 1079조8000억원이다. 기업대출도 9월에만 11조3000억원 늘었다.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앞으로 변수는 12월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다. 최근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5% 문턱에 다다른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인 4.9%를 넘어선 지 오래다. 채권금리 상승은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이날 8%를 찍었다.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중동의 확전 여부도 주목거리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려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한다. 국채 금리가 더 오른다는 이야기다.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 강세 등 양호한 경제지표도 변수다. 미국의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9%로 시장 전망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강세를 이어가는 고용시장 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다.
아무튼 지금 분명한 사실은 저금리 시대를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정부·기업·가계가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실기하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