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1조 위안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국회 격인 전인대 의결 내용을 보면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서다. 특수 채권 발행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재정 적자율도 3.8%로 상승했다. 그동안 상한선으로 여겼던 재정 적자율 3%도 포기한 조치다. 전인대에서 특별 국채를 승인한 24일 시진핑 주석은 중앙은행을 방문했다. 당정 최고지도자가 인민은행을 방문하기는 건국 이후 처음이다. 최근 중국의 재정과 금융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중국의 외화자금 순 유출액은 9월에만 539억 달러다. 2016년 1월 환율정책 전환으로 558억 달러가 이탈한 이후 최대 규모다. 항목별로 보면 공장 건설 자금 유출이 절반인 262억 달러다. 중국 제조업 분야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7월 기준 4만3348개다. 2004년 11월 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만큼 중국의 비즈니스 여건이 안 좋다는 증거다. 미국의 투자규제와 중국 내 반간첩법 등의 영향도 크다. 증시에서의 순 유출액은 146억 달러다. 증시 자금 이탈은 지난해 2월 이후 이어지는 추세다. 홍콩증시를 통한 외국인 투자자의 위안화 채권 보유잔고는 9월 기준 3조1949억 위안이다. 전성기였던 지난해 1월에 비하면 마이너스 20%다.
투자자금 이탈에다 수출경기 침체로 환율은 달러당 7.3위안대다. 올해 들어 6% 정도 하락한 셈이다. 777억 달러에 이르는 9월 무역수지 흑자가 무색할 정도다. 위안화 약세로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해 중국 무역흑자는 8775억 달러다. 하지만 은행 결제기준 흑자는 1116억 달러에 불과하다. 심지어 4분기에는 208억6600만 달러 적자다. 달러당 7위안대가 깨진 5월 이후 악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수출경기와 위안화 환율은 우리 경제의 풍향계 격이다. 중국의 부양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