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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실용주의 지도자 잃은 중국경제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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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실용주의 지도자 잃은 중국경제 앞날

중국으로서는 경제 실용주의 지도자 리커창 전 총리 추모 조화.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으로서는 경제 실용주의 지도자 리커창 전 총리 추모 조화. 사진=연합뉴스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68세 나이로 사망했다.

중국으로서는 경제 실용주의 지도자를 잃은 셈이다. 그는 “월 소득 1000위안으로 살아가는 중국인이 6억 명”이라는 말로 유명하다. 좋은 것만 알리고 나쁜 것을 숨기는 사회주의 관행을 깬 말이기도 하다.
총리 재임 10년간 추진하려 했던 3대 정책목표는 국가 주도의 경기 부양을 최소화하고 부채율을 줄이며 금리와 공공가격에 대한 자유화였다. 제대로 채택됐더라면 중국 경제의 모습은 지금과 확 달라졌을 게 분명하다.

랴오닝성 당서기이던 2007년 만든 ‘커창 인덱스’는 압권이다. 이른바 전력 소모량 40%와 화물 물동량 25%, 금융 통화량 35%를 반영한 중국 경제 진단법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로부터 통계국에서 발표한 GDP 수치보다 더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베이징대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딴 경제학자이기도 한 그가 총리로 취임하자 중국 경제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받기도 한다.

총리 재직 10년간 그는 경제정책을 제1의 임무로 놓고 이를 위한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을 시도했다.

그의 정치경제학은 도전과 실패도 맛본다. 경제구조 개혁과 혁신은 결실을 거두지 못한 상태다. 하루에 1만 개의 기술창업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만중 창업’은 구호뿐이다. 경제성장도 대출과 인프라 투자 위주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14억 인구를 가진 나라지만 소비나 혁신 동력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 가계·기업·정부의 부채는 줄지 않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인한 지방정부의 재정위기는 폭발 직전이다. 경제학자지만 경제정책 책임자로서의 실권이 없었다는 증거다. 그의 임기 후반 중국 경제는 이른바 ‘국진민퇴(國 進 民 退 )’ 시기다.

줄줄이 도산하는 민영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국유화하는 것이다. 그가 사후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향후 민심에 달려 있다. 임기 말년에 ‘사람이 하는 일을 하늘이 보고 있다’는 말에도 진한 여운이 담겨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