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31일 아침에 마감한 뉴욕증시는 큰폭으로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에 약세를 이어가던 미국 뉴욕증시가 1%대 오르며 반등한 것이다. 국제유가는 3%대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1.37포인트(1.58%) 오른 32,928.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9.45포인트(1.20%) 상승한 4,166.82에 끝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47포인트(1.16%) 오른 12,789.48에 장을 끝냈다. 뉴욕증시 30개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지난 6월 2일 이후 약 5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지난 27일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한 S&P 500 지수는 이날 1거래일 만에 조정 구간을 탈피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재무부의 발행물량 축소 발표이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922%에서 4.886%로 하락했다. 국채김리는 지난주에는 16년 사이 최고치인 5.021%를 기록한 바 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5bp 상승한 5.037%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1bp 오른 5.044%를 각각 기록했다. 재무부는 예상보다 증가한 재정 수입은 부분적으로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 자연재해로 납부가 늦춰진 소득세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지난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2단계' 선언을 기점으로 가자 북부 일부를 점령한 채 하마스와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은 전쟁 관련 우려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도 크게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23달러(3.78%) 하락한 배럴당 8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국제유가는 3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은 날로 악화하고 있으나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면서 유가도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일시 휴전 요청에도 사실상 지상전으로 여겨지는 '두 번째 전쟁 단계' 진입을 선언하고 작전 규모를 확대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하면서 친(親)이란 세력의 분쟁 개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전면 침공 대신 주요 거점을 하나하나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등 전면전 양상을 보이지 않은 점은 시장의 불안을 줄였다. 이란의 개입이 변수이다. 이란의 석유 수출 제재가 나온다면 이미 타이트한 시장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50만배럴의 원유가 줄면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의 89달러 수준에서 100달러~110달러 근방으로 높아질 수 있다.
헤즈볼라의 대응이 변수이다.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확전을 자제하며 장기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3주 만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 전사 4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당시 발생한 사망자(263명)의 5분의 1에 육박한다. 사망자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발생했다. 헤즈볼라가 그동안 숨겨온 지대공 미사일을 처음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