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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은행의 이익, 리스크 대비에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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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은행의 이익, 리스크 대비에 써라

은행의 수익은 뱅크런 등 리스크에 대비하는 비용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은행의 수익은 뱅크런 등 리스크에 대비하는 비용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은행은 시중의 자금을 유치해서 투자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효율을 높이려면 자유경쟁이 필수적이다. 자유경쟁을 하다 보면 파산을 피할 수 없다.

파산은 채권자인 대중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그래서 고안해낸 게 인가제다. 자유경쟁과 예금자 보호 사이의 모순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통상 인허가를 통해 제한경쟁을 하도록 하는 이유다.
그렇다 보니 은행을 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점포에 비유하곤 한다. 정부가 프랜차이즈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일정한 파이를 가진 카르텔 구조상 꼴찌를 해도 먹고살 수 있다.

불황기에도 은행의 수익은 줄지 않는다. 그만큼 방어기제가 충분하다. 물론 은행의 제한경쟁을 자유경쟁으로 전환하기도 힘들다. 아직 금융을 완전 자유화한 나라는 없다.
문제는 은행을 감독하는 기준이 낮다는 점이다. 은행 파산으로 인한 사회 비용을 고려하는 게 우선이다. 파산을 무조건 막아주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예금자 보험 등 시장을 보호하는 조치를 충분히 취하면 몇 개 은행의 동시 파산도 용인할 수 있다. 특히 중앙은행의 유동성 관리는 은행의 아킬레스건 격이다. 예를 들어 금리를 인하하면 기업과 가계를 도와주는 격이다. 반면 은행은 이익을 양보해야 한다. 고금리는 정반대 상황이다.

최근 금리 상승세는 기업과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그래도 은행은 안정적인 주택담보대출에 매달려 내부 이익 챙기기에 바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돈 잔치’ ‘갑질’이란 표현을 써가며 은행 카르텔을 강하게 비판할 정도로 심각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부랴부랴 은행들을 불러모아 윗선의 지시를 따르는 모양새도 후진적이긴 마찬가지다. 카르텔 구조상 은행권 내부경쟁 유도는 효과가 없다.

은행의 수익은 뱅크런 등 리스크 대비용이다. 내부 직원들 돈 잔치용이 아니다. 은행 감독기구의 기능과 위상을 재점검하는 게 급선무다. 은행 파산도 용인하는 강력한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