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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신용카드론 연체율 급증 예삿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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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신용카드론 연체율 급증 예삿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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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6개월 이상 장기연체자의 비중도 10%를 넘고 있다. 젊은 층이나 다중채무자인 서민 가계의 소액 채무 상환 능력마저 급격히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8월 말 기준 은행권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다. 1년 전의 2.0%였던 게 1년 만에 0.9%p 상승한 수치다. 2015년 8월의 3.1% 이후 8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8월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4년 만의 최고치다.

카드론 연체율 증가 요인은 고금리와 경기침체다. 이른바 저신용자의 카드 돌려막기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증거다. 카드빚 돌려막기용 대환대출 잔액도 9월 기준 1조4015억원 규모다.
1년 전보다 44.8%나 늘었다.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2.45~15.38% 수준이다. 신용점수가 내려가면 금리는 더 오르는 구조다.

카드론은 말 그대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제도다. 가계대출보다 소액인데도 연체율이 오른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바닥 경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수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던 카드 대란과도 닮았다. 당시는 IMF사태를 겪은 후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카드를 남발한 게 원인이다.

소비를 통한 경기부양과 함께 현금사용으로 인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신용카드 규제를 풀었던 시기다. 결과로 나타난 게 연체율 상승이다.

카드 연체율은 2003년 말 14%를 돌파했다. 이게 이른바 카드 대란을 불러온 것이다. 신용카드사에 대한 규제는 물론 카드 사용에 대한 인식을 보수적으로 바꾼 계기였다. 한마디로 카드 대란을 겪으면서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셈이다.

하지만 위기는 반복되는 법이다. 빚을 돌려막기 위한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는 여전하다. 신용 리스크는 경기 바닥 신호다. 현금서비스를 대체하는 카드론 연체율 증가에 당국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