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전 세계 유통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올해 알리바바 쇼핑 행사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침체 이후 전자상거래에 기대를 걸었지만 강력한 소비력이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징둥은 쇼핑 행사 매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수치는 우체국 택배다.
쇼핑 행사 기간 발송한 소포 수는 6억3900만 개다. 지난해보다 15.76% 늘었다. 평일의 소포와 비교해도 1.87배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매체에서 자체 추산한 10일과 11일 매출은 2776억 위안이다. 지난해 대비 9.75%나 감소한 수치다.
경제지인 디이차이징은 바이두의 검색지수가 60% 이상 하락한 것을 근거로 쇼핑 행사 열기를 평가절하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할인에 열광하던 소비자의 인식이 바뀐 결과다. 이성 소비를 외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은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한다.
소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11일 행사 때보다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비중이 48.96%다. 지난해와 비슷하거나(21%) 늘렸다(24.87%)는 반응을 앞선 수치다. 베인의 3000명 대상 조사에서는 지난해보다 소비를 줄인 비중이 77%로 나온다.
경기침체와 연중 이어지는 할인 행사 탓으로 저가 상품 판매 경쟁이 수명을 다했다는 신호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퇴장에 이어 알리바바 그룹 해체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