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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소문난 잔치로 끝난 미·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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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소문난 잔치로 끝난 미·중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은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 미국 측의 회담 성과로 내세운 게 차이나 화이트라는 펜타닐 확산 방지다.

펜타닐 원료를 생산해 남미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는 마약 루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회담 장소인 샌프란시스코에도 좀비 거리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글로벌 이슈다.
아편전쟁으로 몰락한 중국이 펜타닐을 앞세워 미국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제2의 마약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다.

둘째 성과는 긴장이 고조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핫라인 설치다.
이 또한 지난해 발리 정상회담과 이후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통해 해결하려 애썼던 미국의 핵심 의제 중 하나다. 하지만 나머지 양국 간 갈등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났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원점 회귀 결과를 냈다는 실망 논평을 냈을 정도다.

중국이 공을 들인 분야는 경제 제재 해소다. 2시간30분간 열린 확대 회담에 나선 대표 12명이 경제 분야 대표였다. 하지만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

바이든은 오히려 중국 경제가 곤경에 처해 있다는 말로 미국의 경쟁 우위를 강조하며 중국 측 체면을 구겼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도 미국의 국채 매입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처지다. 오히려 환율 방어를 위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중이다.

다만, 만찬 행사에서 시 주석이 직접 팀 쿡 등 미국 주요 기업 대표들에게 중국 투자 확대를 요청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정상회담 전 미국산 곡물을 대량 구매하며 우호 분위기를 만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중 경제 협력은 앞으로 양국 간 고위 채널을 통한 대화 유무에 달려 있다. 중국으로서도 미국과의 갈등을 풀지 못하면 투자는 줄어들고, 외국 자금만 빠져나가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힘들다.

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