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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과 미국 물가, 같은 정책 다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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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한국과 미국 물가, 같은 정책 다른 결과

미국 10월 CPI 상승률은 3.2%다. 로스앤젤레스의 슈퍼마켓.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10월 CPI 상승률은 3.2%다. 로스앤젤레스의 슈퍼마켓.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10월 CPI 상승률은 3.2%다.

9월과 8월의 3.7%보다 낮고 시장 예상치 3.3%보다 양호한 편이다.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줄이며 물가를 관리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로로 보고 있을 정도다. 유가 하락이 일등 공신 격이긴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잘 관리한 측면도 강하다.

10월 미 부동산 가격은 전달 대비 0.3% 올랐다. 9월의 0.6%보다 낮은 의미 있는 수치다.
연준 데이터를 보면 M2는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M2를 21조4320억 달러에서 9월 기준 20조7540억 달러로 5% 이상 줄인 상태다.

M2는 현금과 저축성 예금 등을 합한 지표다.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미국 M2는 주로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포함하는 화폐 공급의 척도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게 2022년 3월부터다. 이후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5.5%로 5.25%포인트 인상했다.

결과는 2022년 6월 연 9.1%까지 올랐던 CPI 상승률을 10월 연 3.2%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10월 중순까지 양적 긴축으로 흡수한 시중 유동성만도 1조1000억 달러에서 1조2000억 달러 규모다.

한마디로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량을 잘 관리한 결과다.

물가 잡기 정책 면에서 한국의 결과는 다르다.

같은 기간 통화량은 3652조원에서 3840조원으로 188조원 늘렸다. 증가율로 따지면 5%를 넘는 수치다.

이 기간 금리는 연 1.25%에서 3.5%로 올렸다. 2.25%포인트 인상했다. CPI 상승률이 2022년 6월 6.3%에서 10월 3.8%로 내려갔지만 미국보다 0.6%p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우리나라 물가는 다시 상승세다. 물가를 잡으려는 당국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통화량 증가의 주범인 가계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