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조를 보이던 일본 경제가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물가나 계절 요인을 제외한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3% 감소했다. 분기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처음이다.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비가 늘지 않는 게 원인이다. 애플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식품 가격 상승으로 지갑을 닫은 결과다.
올해 달러로 환산한 일본 명목 GDP는 독일에 밀려 4위로 처질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도 나왔다. 지난 2010년 중국에 2위를 내준 일본으로서는 충격을 받을 만하다. 최근 독일 경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유럽의 병자라는 평가까지 받는 터다.
원인은 지난해 이후 엔화 가치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물론 구매력평가환율(PPP)로 계산하면 올해 일본 명목 GDP는 6조5000억 달러다. 독일의 5조5400억 달러보다 1조 달러가량 많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게 독일보다 윤택하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일본 경제는 소문대로 호조다. 하지만 달러로 환산한 명목 GDP는 인구나 군사력처럼 국가를 비교하는 중요한 지표다. 환율 관리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경제력을 기르는 관건은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일본의 잠재성장률 목표는 1%대다. 현재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5%로 떨어진 상태다. 기시다 내각의 목표는 잠재성장률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소득세를 감면하고 공급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통해 3년 후에 잠재성장률을 1%로 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녹색성장 기술재건 등 신자유주의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 인구는 2030년 1000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 이 중 줄어들 취업인구는 300만 명이다. 디지털 그린 등 신산업을 육성하려면 700만 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부족을 메꾸려면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