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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장기 침체 홍콩 증시 투자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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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장기 침체 홍콩 증시 투자자 공포

‘IPO의 도시’로 불리던 홍콩의 국제금융시장 지위가 예전과 다르다. 사진은 홍콩 증권거래소.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IPO의 도시’로 불리던 홍콩의 국제금융시장 지위가 예전과 다르다. 사진은 홍콩 증권거래소. 사진=EPA/연합뉴스
‘IPO의 도시’로 불리던 홍콩의 국제금융시장 지위가 예전과 다르다.

딜로이트 자료를 보면 올해 IPO 융자액은 8위다.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연속 1위를 지켰던 분야다. 항셍지수는 올해만 12%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1% 감소한 상하이 증시와 대조적이다. 홍콩 증시 시총도 2021년 전성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2조 달러 이상 증발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해외자금 이탈이다. 특히 홍콩 증시의 단골 격인 중국 기업의 본토 회귀 영향이 크다.
홍콩 증시의 중국 기업 비중은 70% 이상이다. 올해부터 등록제로 바뀐데다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로 자체 IPO를 늘린 결과다. 2014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던 화훙반도체가 상하이에 재상장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가기금 투자를 유치한 상하이거래소의 올해 IPO 융자액은 1위다. 2위는 선전거래소다. 올해 글로벌 IPO 최대어로 꼽히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유치한 나스닥도 제쳤다.

지정학적 이유로 인한 자금 이탈도 가세하고 있다. 홍콩 사무실 공실률을 보면 9월 기준 17.7%로 2004년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 이후 해외기업 중 홍콩 사무실을 줄인 곳만 미국 기업 86개, 영국 기업 58개, 일본 기업 25개에 이를 정도다.

이들 기업은 홍콩 대신 일본이나 싱가포르로 근거지를 옮긴 상태다.

불똥은 홍콩 주가 연계 상품으로도 튀고 있다.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 투자자가 국내에도 많기 때문이다.

당시 1만200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홍콩H지수는 6000선으로 하락한 상태다. 지수 급반등 없이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국내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만 16조원 규모다.

내년 상반기 만기인 8조3000억원 가운데 손실 영향권에 진입한 물량만 약 4조7000억원이다. 당국이 불완전 판매 실태 조사에 나선 이유다. 금융권의 리스크 고지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헌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emos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