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홍보팀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많이 느껴진다는 것. 일반적으로 제약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자사의 이름을 알리거나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기자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내용일 경우 추가 취재를 통해 기사화하거나 특별한 내용이 아니면 자료 그대로 작성하기도 한다.
당시 엔블로는 출시한 지 얼마 안 돼 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대단한 실적이긴 하지만 당시 대웅제약의 홍보 방식이 문제였다. 3분기 실적발표와 맞물려서인지 엔블로가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대대적으로 자랑했다.
이후 대웅제약의 대표선수 격인 '나보타'나 '펙수클루'가 언급되면 마치 '3대장'처럼 엔블로를 굳이 끌어들여 홍보했다. 좋게 말하자면 '끼워넣기'지만 너무 자주 갖다 붙이니 억지스러운 '구겨넣기'라는 지적도 흔히 나온다.
이같이 납득하기 어려운 보도자료의 화룡점정은 '나보타'를 홍보할 때였다. 보도자료의 내용을 요약하면 최근 국내 미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나보타는 미국에 판매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근데 여기서 근거라고 제시한 것이 터무니없어 보인다.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한 번 받을 때 49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고 예를 들었는데 이는 성형외과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출혈 경쟁이지, 다른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제품 가격 자체를 낮춘 것은 아니다. 게다가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부위에 따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인 곳도 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고 '성형외과 사이에서 보툴리눔 톡신이 출혈 경쟁이다. 고로 국내 시장은 돈이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에서 파니까 실적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라는 삼단논법으로 홍보한 것이다.
실제로 나보타의 매출 실적은 올랐기에 이를 부정할 수 없지만 다른 경쟁업체를 비방하고 국내 시장은 돈이 안 된다고 얘기하면서까지 홍보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들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미용관광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나보타가 힘을 못 쓴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부도 시끄러운 상황으로 보인다. 기업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웅제약에 대한 이직(移職) 글이 올라오면 현직원들의 댓글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오지마'였다. 올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돼 우수사례 발표까지 한 대웅제약의 직원이 스스로 오지 말라니 이율배반적인 노릇이다.
물론 외부인인 기자는 회사의 내부 문제를 속속들이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적절한 홍보와 업계 비난, 직원들의 기업 평가 등에서 잡음이 나는 것 같은 인상은 피할 수 없다. 개살구가 빛 좋으면 뭐하겠는가 그래 봐야 개살구인데. 곧 오너 3세의 복귀설이 무성한 대웅제약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