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통계에 따르면 가계·기업·정부 부채를 합친 한국의 총부채는 2분기 말 기준 5956조9572억원이다. GDP의 273.1% 규모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9% 증가한 수치다.
2218조3581억원인 가계부채도 위험 수준이다. 가계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14.2%로 매년 사상 최고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소비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카드 사태 당시의 56%에서 지난해 48%로 감소세다.
그동안 생산성보다 부채로 성장을 주도한 결과다. 부채의 GDP 기여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1991년에는 부채 1%로 GDP 성장률 0.8%를 이룬 데 반해 최근에는 이게 0.37%로 떨어졌다.
같은 돈을 투입해도 절반 이하의 성장을 이룬다는 계산이다. 늘어난 부채는 누군가 갚아야 한다. 이게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부채가 GDP 증가율을 넘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금리 인하 시기에 시급한 과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수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게 환율보다 더 중요하다. 중장년 인력을 활용해서라도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과도한 기업부채가 금융을 부실화하고 결국 국가 부도로 이어진 IMF 사태를 기억할 때다. 당시 위기를 극복한 동력은 강력한 기업 구조조정이다.
금리 인하기일수록 통화정책의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