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시장은 3605억 달러로 메모리의 3배 규모다. 설계 강국인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70%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생산을 위한 대규모 제조시설과 전후방 밸류체인에서 나온다. 각국이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인텔·온세미컨덕터·NXP·마이크로칩 등 대형 기업을 불러모은 애리조나는 대표적인 반도체 클러스터다.
마이크론 공장을 짓고 있는 뉴욕주나 삼성공장을 유치한 텍사스까지 합치면 미국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역대급 규모다.
일본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틈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규슈의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산업 재건을 위한 클러스터를 만들고 대만의 TSMC 공장을 유치하는 데 12조원의 보조금도 준 상태다.
대만은 IC 세계 설계 시장 점유율이 24%인 나라다. 웨이퍼 제조 시장 점유율은 60%인데 고급 제조 공정의 경우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TSMC와 UMC 등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미디어텍 등 반도체 설계 기업 600여 곳이 입주해 있는 신주 과학공단은 대표 클러스터다.
앞으로 클러스터를 확장해서 인공지능의 산업화를 이룬다는 게 대만의 목표다.
경기 남부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한국의 구상이 이루어지려면 설계에서 제조 후공정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300만 개의 일자리도 만들어진다. 보조금이나 세액공제 등 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