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의 미국·유럽 경제와 달리 중국은 디플레이션 국면이다.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강력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0.25%p씩 인하했던 것과도 다른 행보다.
다음 달 5일부터 은행에 풀리는 자금은 1조 위안 규모다. 동시에 농업이나 영세자영업자 지원 자금에 대한 재할인 금리도 25일부터 0.25%p 내린 상태다.
다만 기준금리 격인 LPR(대출우대금리)을 전격 인하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우려해서다.
중국 금융기관의 예대금리차는 국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부동산 침체발(發) 경기 부진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에 앞서 지준율을 깜짝 인하하자 증시는 물론 해외 시장의 중국 자산 가격도 올랐다. 외국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증시안정자금 2조 위안 조성 약속에 이은 지준율 인하는 증시 안정용 후속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1997년 중국 반환 수준까지 추락한 홍콩증시나 3000포인트 아래에서 맴도는 상하이증시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 중국 증시를 이탈한 투자자금은 최근 일본과 인도 증시로 몰리고 있다.
지난 1년간 중국에서 이탈한 순유출 자금은 687억 달러다. 중국 가계와 기업 자금의 순유출은 5년 만에 처음이다.
공장 등 직접투자자금 이탈이 가장 많다. 외국 투자 기업 수도 11월 말 기준 0.4%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앞으로도 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게 중국 경제의 회복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소비를 늘리려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 자금이 기업으로 들어가도록 시스템 개혁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