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린 결과다. 몸집을 늘리는 목적은 다양해진 투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블랙록은 125억 달러를 투자해 운용자산을 1000억 달러로 늘린 셈이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만 있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탈탄소 물류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는 향후 수년간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른바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와 대체재인 분야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인수 금액만 놓고 봐도 2009년 6월 바클레이스로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부문을 135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의 프랭클린 리소시즈는 경쟁사인 퍼트넘 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다. 디지털 기술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장에서 지분을 늘려 간접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일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도 앞으로 5년 내 인수합병을 통해 운용자산을 200조 엔으로 2배 늘린다는 구상을 발표한 상태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업체들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거나 경쟁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밥그릇을 키워나가고 있다.
자산운용 수익률에서 국내 운용사와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미 증시의 기술주 약진도 퇴직연금자금 투자 덕이다. 연금 자산의 85%를 예금·적금이나 국채를 비롯한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 중인 한국이 배울 점이다.
특히 자산운용 시장에서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등 개혁이 없이는 글로벌 투자사와 경쟁할 수 없다.
국경 없는 자본투자 시대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수준을 높일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