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의 경제 효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째다. 우크라이나 영토 20%가량을 점령한 러시아는 이대로 종전을 원한다. 8만 명의 목숨을 빼앗기고 1505억 달러(약 200조원)의 물적 피해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처지는 다르다. 영토를 수복하는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미국·유엔·세계은행 등과 함께 전후 개발계획도 수립 중이다. 도로와 주택을 재건하는 사업은 향후 10년간 75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규모 면에서 ‘제2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이후 3억 달러의 무상 원조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20억 달러 차관도 약속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한국 기업의 참여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파괴된 공항이나 철도·도로·댐·스마트시티 건설 등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후에 복구해야 하는 시설의 범위도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은행·유엔·유럽연합 등 3자가 최근 추산한 복구 규모는 4860억 달러다. 지난해 3월 추산한 4110억 달러보다 더 늘어났다. 우크라이나 예산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다. 현재까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도네츠크 등 주요 격전지에서 파괴된 건물만 200만 채다. 전체 주택의 10%다. 재건 비용의 17%인 800억 달러가 필요하다. 교통 인프라 복구에도 740억 달러(15%)가 소요될 전망이다. 파손된 도로가 8400㎞에 이르기 때문이다. 상업과 공업 시설 복구 비용도 675억 달러 규모다.
전후 복구 비용은 전쟁 기간에 비례한다. 전 국토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지뢰밭 지뢰 제거에도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와 사회·보건 시스템을 재건하는 시장도 크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인도주의적 의제지만 경제적으로도 매력적인 기회다.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전후 복구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보조를 맞추려는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