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인대의 특징은 총리의 폐막 기자회견이 사라지고, 회기도 짧아진 점이다. 경제 사령탑인 총리에게 연간 정책 목표나 의도를 청취할 기회를 없앤 배경이 궁금할 따름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권력 집중은 예상대로다. 실제로 시 주석은 양회를 통해 경제는 물론 국방·외교 등 전 분야 정책을 지휘했다. 특히 중국의 국방예산을 7.2%로 늘렸다.
경제 분야에서는 ‘신품질’ 생산이란 신조어를 발표한 게 눈에 띌 정도다.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대책이나 지방 부채 문제 해결책도 없다.
올해 목표로 정한 5%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에 의문을 보내는 이유다. 경제장관 회견에서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평균 7%로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6개월간 5조 위안 규모의 양적 완화 조치를 한 것에 비하면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다.
규제 여파로 외국인 투자가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는 330억 달러다.
1년 전보다 80%나 줄어든 수치다. 개방정책으로 경제를 발전해온 궤적과 반대다. 안전 중시 정책으로 기업인들의 출입국도 불안하다.
외국에서 중국어를 배우려는 열기도 한풀 꺾인 지 오래다. 홍콩에 대한 국가 안전 조례안 심의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국방 분야의 역량 강화보다 더 중요한 게 국내외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