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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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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 득과 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2차 반도체 규제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중국에 대한 2차 반도체 규제를 준비 중이다. 사진은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에 대한 2차 반도체 규제를 준비 중이다.

미 상무부는 중국의 D램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6개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 수출 금지 조치에 이은 2차 규제다. 첨단 반도체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은 물론 무기의 성능 개량 등 신기술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정국이어서 미국의 대중 압박은 더 거세질 게 분명하다.

현재 중국이 노리는 분야는 범용 반도체다. 미국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철저하게 차단하자 저사양 반도체 시장으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으로부터 레거시 반도체 장비를 대량 구매하는 이유다. 범용 기술로 LCD나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보여준 것처럼 저가 반도체로 시장도 석권하겠다는 의도다.

화웨이가 7나노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게 사례다.

범용 반도체 제조 설비를 개량해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다. 중국이 자력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걸 막으려는 게 미국의 2차 대중 반도체 규제 목적인 셈이다.

반도체 동맹국인 일본 기업과 네덜란드는 물론 한국에도 범용 반도체 설비 수출 규제에 동참하도록 압박하는 근거다. 범용 제품을 만드는 설비는 물론 화학 재료까지 규제 범위를 넓힌 게 특징이다.

미국이 통제하는 기술을 다른 나라 기업에도 적용하기 위해서다. 미국에 공장을 유치하고 보조금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TSMC는 6조5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다.

텍사스에 170억 달러를 투자한 삼성전자도 보조금 대상이다. 미국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미국의 기술을 따라잡기도 힘든 구조다.

양날의 검인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를 잘 활용하려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