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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일본 금리정책이 시장에 주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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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일본 금리정책이 시장에 주는 신호

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여러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여러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선언했다.

기준금리를 0-0.1%로 올리는 한편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YCC)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 3대 정책을 동시에 중단한 의미는 각별하다.
복잡한 통화정책 대신 단기 기준금리 조절을 통한 정책으로의 회귀를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플러스 금리로의 전환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YCC 철폐 이후에도 장기 국채 매입을 계속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에다 일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봐가며 단기 금리를 조절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지난 2000년과 2006년 금리를 인상한 후 경제 위축을 경험한 점을 상기시킨 대목이다. 실제 최근의 일본 경제는 긴축정책을 펼칠 만큼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디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도 감소세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힘들다. 당장 엔화 강세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금리정책 변경 이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150.3엔대까지 밀린 이유다. 26년 만에 최저치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엔화는 강세로 갈 수밖에 없다. 제로 금리에 엔화를 빌려 외국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20조 달러에 이르는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은 국제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규모다.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엔화의 이동도 빨라질 게 분명하다.

IMF도 일본의 금융 완화 정책 조정은 미국 EU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엔화 가치는 일본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일본 기업 호실적이나 증시 호황은 엔저 효과다.

일본 상장사 1000여 곳의 경우 지난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43조4397억 엔 규모다. 3년 연속 최고치다.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이나 중국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엔고에 대비한 자금 유출 방지대책과 수출 확대전략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