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오르지 않던 임금을 올려 구매력을 살려야 하는 게 과제인 셈이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통계를 보면 올봄 임금인상률은 5.28%로 33년 만에 최고치다.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시작한 게 2013년 4월이다.
통화량은 149조5975억 엔에서 2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지 못하자 2016년 2월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다. 이른바 채권수익률 곡선 통제(YCC)로 통화량을 조절한 시기다.
과도한 통화공급의 결과는 엔화 약세다. 특히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 약세는 더 심화한다. 다행히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급등으로 2022년 12월 4%나 오른 CPI는 이후 22개월 상승했다. 문제는 지난해 4월 이후 지속 하락하는 수입물가다.
한마디로 외부환경에 의해 디플레이션을 극복했지만 남은 관문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이 인건비를 올리고 그 일부를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않으면 물가 상승 국면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다.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이게 가계의 구매력으로 이어져야 가능하다.
기업의 비용 이전은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앞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줄 일본 경제의 향후 변수에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