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21조2962억원이다. 1년 전보다 2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2823억원으로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우조선을 인수한 한화오션도 1965억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1년 전의 1조6135억원에 비하면 손실 폭을 크게 줄인 셈이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 수주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3~5년이다. 불황기에도 적자를 감수하고 수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을 바꾼 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서방이 러시아 제재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선 수요를 늘린 것이다. 대신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던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수요는 줄었다.
차세대 선박인 암모니아 수송선의 경우 한국의 독무대다.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를 추출하려면 암모니아를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클락손 리서치 자료를 보면 2021년 이후 글로벌 암모니아 운송 선박 수주량은 130척 이상이다. 이 중 80% 이상을 한국 조선사에서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절반 이상을 수주했고 나머지는 삼성과 한화 몫이다.
특수 선박 제조기술은 중국도 못 따라오는 분야다. 대량 수송을 위해서는 영하 33도 이하에서 액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조선 3사가 수주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한국 선사의 매출에서 선박건조 분야 매출은 80~90%다. 이익보다 수주량에 집착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 선사의 저가 공세를 이길 방법은 없다. 앞으로 해양플랜트 등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 개발에도 스스로 힘을 모아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