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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 보조금 경쟁 치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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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반도체 보조금 경쟁 치열한 이유

삼성의 반도체 투자는 미국 역사상 외국 기업 최대 규모다. 사진은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공장에서 열린 미 정부  반도체보조금  지원  발표 기념식.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의 반도체 투자는 미국 역사상 외국 기업 최대 규모다. 사진은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공장에서 열린 미 정부 반도체보조금 지원 발표 기념식.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보조금은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다. 미국 인텔(85억 달러)과 대만 TSMC(66억 달러)에 이어 셋째 규모다.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2개의 첨단 파운드리와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시설 투자에 대한 보조금이다.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만 보면 인텔이나 TSMC보다도 많다. 미국에 총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일자리 2만 개 이상을 만드는 것에 대한 대가인 셈이다.

삼성의 반도체 투자는 미국 역사상 외국 기업 최대 규모다. 핵심 제조업과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반도체 법을 만든 미국의 취지에 어울리는 투자다.
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면 수출 등 여러 가지 제약도 있다. 하지만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몰려 있는 미국 내 생산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일본이나 유럽보다 많은 보조금을 주며 첨단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 예산은 GDP 대비 0.21% 수준이다. 일본도 지난 3년간 3조9000억 엔의 반도체 보조금을 책정했다.

일본 GDP의 0.71%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만 TSMC를 유치하면서 지원한 게 1조2000억 엔이고 일본 라피더스에도 9000억 엔을 투입했다.

유럽도 다르지 않다. 프랑스는 향후 5년간 GDP의 0.2%를 반도체 지원금으로 책정했다. 독일의 반도체 지원금도 GDP의 0.41%로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반도체 투자기업에 주는 보조금은 미국의 22%, 일본의 15% 수준이다. 설비투자 비용의 15%를 세액공제 해주는 게 전부다.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클린룸을 비롯한 인프라 설비투자는 공제 대상도 아니다. 그나마 농어촌특별세도 추가로 내야 한다.

투자액의 5~15%를 직접 지원하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해주는 미국과는 천양지차다.

한국에 지은 공장도 외국으로 옮겨갈 기세다. 첨단기술 확보와 일자리를 만들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을 배워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