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코인이 글로벌 주요 거래소에 연달아 상장되며 개당 3만 달러라는 가격까지 치솟았다. 이는 첫 상장가 대비 무려 약 1만2000%의 상승률이어서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도대체 판도라 코인에 어떤 특별함이 있길래 많은 수요를 가지고 온 것일까?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ERC-404라는 새로운 토큰의 출현에 주목하고 있다. ERC-404란 ERC-20 토큰과 ERC-721(NFT)의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토큰 규격으로 판도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제안됐다. 아직 EIP(이더리움 개선제안)에 공식 절차를 밟은 표준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ERC-404 토큰이 특별한 이유는 NFT 시장의 고질적 문제점인 유동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금액을 지불할 매수자가 있어야 거래가 성사되는 경매 시스템으로, 매 초마다 거래가 발생하는 거래소와 달리 NFT 보유자가 자산을 쉽게 매도할 수 없다. 이와 달리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체가능한 토큰(일반적인 암호화폐)은 시장 참여자들이 보통은 1개를 매수하지 않을뿐더러 구매 개수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오더북과 호가창이라는 시스템에 따라 버튼 한 번으로 간편하게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판도라 코인의 구동방식은 1개의 대체가능한 토큰을 구매하면 지갑에 1개의 NFT가 생성되는 형태다. 1개의 대체가능한 토큰과 1개의 NFT가 평생 따라다니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다. 매수자가 1개의 NFT를 가지고 싶으면 시세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고 거래 플랫폼에서 NFT를 구입하거나 1개의 대체가능한 토큰을 유동성 풀에서 매수하면 된다.
암호화폐 지갑에 1개의 ERC-20과 1개의 ERC-721이 공존하다가 ERC-20 토큰 잔액이 음수가 된다면 1개의 NFT는 소각되는 것으로 NFT를 팔기 위해, 매수자를 찾기 위해 NFT 거래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아도 유동성이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환경에 제약받지 않고 자산을 매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NFT를 소유하고 싶으면 1개의 시세에 맞는 값을 지불하고, 판매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환경을 선택해 매도하면 된다.
이와 같은 방식은 NFT를 소유하고 싶은 사람, 대체가능한 토큰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을 다 사로잡을 수 있어 성공적인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NFT와 ERC-20 토큰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로 묶여서 거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이 시장에 공개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판도라 팀을 예로 들면 희귀도 설정에 따라 지갑에 2개의 ERC-20 토큰과 2개의 희귀도가 다른 NFT가 존재할 때, 그리고 이를 유니스왑에서 토큰을 매도할 때 NFT도 따라서 소각되지만 이 경우 내가 원하는 희귀도의 NFT를 골라서 매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처럼 아직 메커니즘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지만 ERC-404를 활용해 위의 문제점을 개선한 제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한 DN-404라는 개념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이 개념을 제안한 프로젝트는 해시드로부터 라운드 투자를 받아 NFT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토큰의 표준이 ERC-404 기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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