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와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4.85엔까지 하락한 상태다.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의 최저치다. 유로당 엔화 환율도 165엔을 찍었다. 2008년 8월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다.
올 초 달러당 140엔대를 유지하던 엔화는 3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양적 완화 중지에도 지속적인 내림세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 밖에 중동의 정세 불안 등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은 많다.
특히 25일과 26일에 열리는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은 통화정책을 실질적으로 전환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국채매입을 통해 시장에 계속 돈을 풀고 있는 게 핵심 요인이다. 이게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10년물 국채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을 폐지한 효과를 상쇄하는 셈이다.
일본 국가부채는 GDP의 255% 수준이다. 매년 예산 중 31% 정도를 국채발행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국채 원리금 상환을 위해 사용하는 금액만 전체 예산의 24%다. 국채발행 비용을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추가로 올릴 수도 없다.
금리를 1% 올리면 이자 부담이 3% 가까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과도한 국가부채가 통화정책 운용은 물론 엔화 약세로 인한 국가 신용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국가부채가 많은 우리나라도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김종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85kimj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