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케이블 뉴스 채널 MSNBC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 ‘모닝 조(Morning Joe)’의 애청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침에 무려 4시간 동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 진행자는 전직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출신의 조 스카버러와 그의 부인 미카 브레진스키다. 두 사람은 방송 진행을 하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결혼했다.
모닝 조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 자문 등을 했던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장, 역사학자 조 미캠, 베테랑 기자 마이크 바니클 등을 수시로 출연시킨다. 바이든은 이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해군 제독 출신 안보전문가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를 백악관으로 따로 불러 브리핑하도록 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디어 중독자’다.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집무실에 항상 폭스뉴스를 틀어놓고 지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 방송이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자 마음이 상했다. 그래도 트럼프는 지금도 폭스뉴스와 폭스비즈니스 뉴스를 자주 시청하고, 극우 성향의 OAN을 보거나 자신의 백악관 고문 출신인 스티브 배넌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더 워룸’을 즐겨 본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포스팅한 것을 보면 그가 어떤 미디어를 즐겨 보는지 알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그가 극우주의자 블로그에서부터 진보 진영의 매체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거주하면서도 자신의 고향 신문인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NYT)와 보수 성향의 뉴욕포스트(NP)를 동시에 구독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진보 성향의 워싱턴포스트(WP) 사설이나 진보 논객 루스 마커스의 칼럼을 자주 포스팅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항공기에 탑승하면 참모진이 준비해둔 다양한 신문을 탐독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4·10 총선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의 참모진은 윤 대통령이 이전에 즐겨 보던 신문과 TV 또는 유튜브 방송이 아닌 새로운 매체에 노출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미디어는 대통령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소통 창구이고, ‘확증편향’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효한 도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