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이후 양국 관계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셈이다. 한국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데다 양국 간 공급망 복원도 늦어진 탓이다.
한국이나 중국 대신 일본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곳은 싱가포르와 베트남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의료, 바이오 기업의 투자 등이 싱가포르로 몰려드는 이점을 살리기 위한 포석이다. 벤처투자와 함께 아시아 광고 물류 시장 조사를 본격화한 모양새다.
베트남에 대한 일본 기업 투자도 지난 4년간 2.1배 늘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조사를 보면 베트남은 미국에 이어 일본 기업 투자확대 희망 2위 국가다.
미국·중국과 관계가 좋은데다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구 강점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베트남 국민 평균 나이는 35세 이하다. 인구 증가는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일본 유통업체가 베트남에 점포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 기업 투자 선호지역 3위는 인도다.
모디 정부의 제조업 진흥정책에 따른 것이다. 인도는 반도체·자동차 분야에서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가 줄을 잇는 지역이다.
싱가포르·베트남·인도를 중심으로 한 일본 기업의 지난해 아시아 지역 투자액은 17조3000억 엔이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1.7배 늘어났다.
글로벌 투자 비중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일본 기업이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의미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