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감산에 따른 가격 회복과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 반도체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우선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괴물 고대역폭메모리라 불리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에 양산한다고 밝힌 것도 경쟁사 추격을 의식한 조치다.
HBM3E 12단은 말 그대로 D램을 12단 높이로 쌓은 구조다. 5세대 HBM 가운데 최대 용량(36GB)을 낼 수 있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인 셈이다. D램은 삼성전자의 대표적 수익원이다.
1992년 이후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30년간 세계 1위를 내준 적이 없었을 정도다. 첨단 제품 기술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위상 변화는 AI 반도체에 대한 대응 실패와 맥을 같이한다. AI용 메모리 주도권을 뺏긴 데 이어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도 10년 만에 애플에 뺏긴 상태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액정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2030년 1위를 목표로 한 파운드리도 1위 TSMC와의 격차만 키우는 모양새다. 미국의 제조업 회귀정책에 발맞춰 파운드리에 뛰어든 인텔에 2위 자리마저 추격당하는 신세다.
혁신을 계속하지 않으면 10년 후엔 시장이 사라진다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어록이 새삼 떠오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