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숨은 보석 팔란티어가 최근 실적을 발표했다. 팔란티어의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08달러로 집계됐다. 1분기 매출은 6억 3,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 6억 1,530만 달러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주가는 떨어졌다.
팔란티아 주가는 AI특수를 타고 최근 300% 이상 올랐다. 그런 만큼 뉴욕증시의 기대가 높았던 것이다.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향후 예상이 뉴욕증시의 부푼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6일(현지시간) CNBC는 팔란티어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가이던스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0% 이상 급락했다고 전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고담, 팔란티어 아폴로 및 팔란티어 파운드리 세 가지 프로젝트로 특히 유명하다. 그중 팔란티어 고담은 미국 정보 커뮤니티(USIC) 및 미국 국방부의 대테러 분석가가 사용하고 있다. 아폴로는 모든 환경에서 지속적인 배포 및 배포를 위한 운영체제이다. 파운드리는 모건 스탠리와 같은 기업 고객이 사용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입력값을 조정해볼 수 있는 아키텍처를 제공한다. 이러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사용자는 데이터 기반 추론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뉴욕증시 S&P 500 지수에 편입되어 있다.
대표 상품은 팔란티어 고담이다. 정부에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스스로는 “디지털 체스판”이라고 홍보한다. 인신매매, 총기거래, 마약거래 등의 지하경제 파악, 테러 대응, 금융 사기 등의 대규모 범죄를 예방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고담 프로그램을 차량, 항공기, 선박 등에 모듈형으로 배치하고 이들의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정제 & 통합한 후 자사 기계학습 모델로 실시간 추론을 진행한 후 시각화하고 입력값을 바꿔갈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개별 노드들은 동기화되어 통신 장애를 방지한다. 사용자들은 군용 랩탑으로 고담에 접근 가능하다. 고담으로 특정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이 빠른 속도로 지휘관에게 리소스를 전달하면 지휘관은 여러 엔트로피들을 재확인하고 실시간으로 부대간 작전을 수립하여 전시 상황에 자원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버나드 메이도프 폰지 사기 적발 등에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팔란티어 파운드리는 기업용 플랫폼이다. 시뮬레이션 엔진 기반으로 데이터를 통합하고 시각화하여 재무, 인사, 물류, 재고 등의 막대한 사내 데이터를 추적하고 통합 및 관리하여 활용 가능한 프레임워크로 객체 간 맵핑하고 쌍방향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기업의 부서들은 입력값을 바꿔가며 이를 활용하고 협업하여 기업운영 관리, 내부비리 감지, 금융사기 방지 등 기업 중앙 의사 결정을 도우며 사내 재정 효율화 용도로 쓸 수 있다.
팔란티어 아폴로는 고담과 파운드리를 유지 보수하기 위한 SaaS형 플랫폼이다. 고객들이 팔란티어 고담이나 파운드리를 쓰다가 다른 기업의 제품으로 넘어가면, 사내 적용 과정도 오래 걸리고 같은 데이터일지라도 분석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에 한 번 팔란티어의 고객이 되면 쉽게 벗어나가지 못하는 락인 효과가 크다.
팔란티어 창업의 주역은 피터 안드레아스 틸( Peter Andreas Thiel)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화학 공학자였다. 출생 직후 미국 클리블랜드로 건너갔으며, 부친를 따라서 나미비아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10대가 되면서 가정이 캘리포니아로 터를 잡았다. 실리콘밸리 한복판인 포스터 시티에서 10대를 보냈다.
1989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학위를 수여받았다. 이어 1992년에 법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남부로 건너가 연방항소법원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뉴욕에서 설리번&크롬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정확히 입사 후 7개월 하고도 3일이 지난 시점에서 퇴사했다.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라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면서, 미국 교육부 비서실의 대변인으로도 활동했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1996년에 서부로 다시 돌아왔다.
서부에 돌아온 뒤로는 인터넷과 PC의 가능성을 보고, 본인의 이름을 딴 틸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이후 루크 노섹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여기서 맥스 레브친을 만나 필드링크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한다. 피봇 과정을 거치며 아이디어는 온라인 결제로 구체화되었다. 1998년 사명을 컨피니티로 바꾼 뒤 1999년에 출시한 서비스가 바로 페이팔이다.
2000년 3월에는 같은 건물에서 비슷한 제품으로 출혈 경쟁 중이던 일론 머스크의 X.com과 전략적인 합병을 했다. 그때 회사 이름을 페이팔로 변경했다. 경영권은 머스크가 가져갔다. 합병 이후 개발 방식, 보안, 결제 수수료 등의 문제로 인해 내부는 와해되었다. 결국 머스크가 쫓겨나고 팀원들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은 틸은 2대 CEO로 임명되었다. 피터 틸은 2대 CEO로서 2002년에 페이팔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데 이어, 이베이에 기업을 15억 달러라는 거금으로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그 바람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틸은 실리콘밸리 연쇄 거물 창업 집단인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거듭나며 2000년대 업계를 주도하게 된다.
백만장자가 된 틸은 200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클라리엄 캐피탈이라는 헤지펀드를 창업하면서, 투자자로 나섰다. 9.11 테러로 인하여 안보 위기를 느낀 뒤, 사업의 기회를 포착한 틸은 2003년 5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라는 빅 데이터 프로세싱 업체를 창업했다. 창업 직후부터 CIA의 수주 및 투자를 유치했다. 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기관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도와주는 업체다. 거시적인 창업 구상은 틸이 진행했다. 이후 알렉스 카프와 스티븐 코헨이라는 적임자를 찾은 뒤에는 의장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
피터 틸은 2004년 6월에는 페이팔 시절 동료였던 리드 호프먼의 소개로 시드 라운드에서 페이스북의 지분 7%를 50만 달러에 확보하며, 페이스북의 첫 번째 외부 투자자로 참여했다. 2005년 페이팔 공동창업자 루크 노섹, 켄 하우리 등과 함께 파운더스 펀드라는 벤처 캐피털을 설립했다. 2011년 5월, '틸 장학금'이라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선발된 22세 이하의 학생은 2년간 대학을 떠난 뒤 상금 10만 달러로 창업에 매진해야되는 조건이 붙는다. 장학금 뿐만 아니라 Y Combinator처럼 컨설팅과 인맥 소개도 지원해준다. 2015년 샘 올트먼과의 인연을 계기로 2017년까지 Y Combinator의 파트타임 파트너로 일했다.
피터 틸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FBI가 정치 부패 범죄 및 해외 연계 범죄를 수사하는 데 있어 틸 회장을 휴민트(HUMINT·인적 정보)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FBI 내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틸 회장이 로스엔젤레스(LA) 소속 FBI 요원인 조나단 부마의 '기밀 인적 소스(CHS)'였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마 요원은 미국 내에서 정치 부패 혐의와 외국인의 영향력 행사 혐의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요원으로 알려졌다.
틸의 측근이자 우파 정치인인 찰스 존슨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FBI는 나를 통해 틸 회장을 소개받았고, 곧 이내 정보원으로 포섭했다"고 말했다. FBI 내 한 관계자는 "존슨의 주장은 사실이다"라며 "틸 회장은 FBI 공식 정보원 명단에 등록된 인사였다"라고 밝혔다. FBI는 조직범죄, 테러 위협, 극단주의 단체 등을 감시하기 위해 방대한 인적 정보망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FBI가 CHS로 지정해서 관리하는 인사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종 기밀을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 내부 규정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사만 CHS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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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