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유로존은 물가 목표 2%에 근접한 상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7%다. ECB 자료를 보면 올해 유로권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2.3%다. 내년엔 2%의 물가상승 목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분위기는 유럽과 다르다. 22일 공개한 5월 FOMC 의사록을 보면 물가 2% 목표에 이르기까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유로존 금리인하가 글로벌 중앙은행에 미칠 영향이다.
이미 스위스·스웨덴 등 11개국은 자국 경제 상황을 고려해 미국보다 한발 앞서 금리를 내린 상태다.
먼저 금리인상을 시작한 칠레·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국도 저성장 타개를 위해 금리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5월까지 11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은은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하기 힘든 구조다. 미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해도 10월 이후에야 금리인하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계적으로 미국을 따라간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미 연준으로부터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게 한은의 한계다.
특히 국내 소비자물가는 국제 곡물가의 상승 반전 등 상방 압박이 큰 편이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환율 변동도 불안하다.
물가 오름세 심리도 강하다. 내수를 위한 선제적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