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아이슬란드 다음이다. 먹거리 물가는 사과와 배 가격을 필두로 폭등세를 보이더니 이제는 조미료·빵·과자 등 안 오른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다.
먹거리 물가가 오르다 보니 실질소득은 줄고 있다. 가공식품이나 외식물가 상승률이 명목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을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가처분 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같은 기간 외식물가 상승률 3.8%나 가공식품(2.2%)의 절반 정도다.
외식 품목 39개 중 37개가 가처분 소득보다 더 올랐다. 햄버거(6.4%), 비빔밥(6.2%), 김밥(6.0%), 냉면(5.9%), 오리(5.8%), 떡볶이(5.7%), 도시락(5.7%), 치킨(5.2%)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을 망라한다.
20% 이상 오른 설탕과 소금 외에도 수프(11.7%), 초콜릿(11.7%), 아이스크림(10.9%), 당면(10.1%) 등은 정률로 인상한 모양새다. 물론 유산균·김치·라면 등 가격을 내린 품목도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 소득을 앞선 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다. 게다가 기후변화도 농산물 가격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물가가 올라도 경제가 성장하면 아무 문제 없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당국이나 소비자의 무대응은 먹거리발 스태그플레이션을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