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한 기술 개발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특히 리튬은 에너지 밀도 등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은 배터리 소재다. 하지만 불이 붙으면 진화하기 힘들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화성시 소재 아리셀 공장 화재의 원인도 리튬전지다.
열폭주 현상을 진압할 수 있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없다. 이번 화재도 3만5000여 개의 배터리 셀에 불이 옮겨붙는 바람에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소방청 통계를 보면 화학반응 화재는 2016년 이후 하루 2건꼴로 발생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279건이 발생했다. 화학 폭발로 인한 화재도 한 해 100건 정도다. 배터리 화재는 지난해에만 160건이나 발생했고 올 상반기에 이미 100건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금속 화재는 소방법상 화재 유형으로도 분류돼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대응 매뉴얼은 물론 소화기 비치나 개발 기준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용 소화기부터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
외신들의 관심사도 외국인 노동자의 희생과 중대재해처벌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만들었지만 소용없었다고 지적했다. 리튬은 전기차용 이차전지에도 많이 사용한다.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기준 50만 대를 돌파한 상태다. 배터리 화재 진압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전기차 보급도 어려울 수 있다. 의료기기나 고성능 전자기기에 리튬전지의 역할은 중요하다.
배터리 강국 평가를 받으려면 제조업체와 당국이 안전대책부터 만들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