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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흰색 AI 코끼리', 듬직한 일꾼으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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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의 프롭테크 '썰'] '흰색 AI 코끼리', 듬직한 일꾼으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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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흰색 코끼리는 고대 인도에서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왕은 미운 귀족에게 이를 하사하곤 했다. 표면적으로 귀한 선물이지만 실은 곤경에 빠뜨릴 목적이었다. 흰색 코끼리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식성이 까다롭고, 생산적인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귀족은 왕의 코끼리 관리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고통을 겪다가 파산했다.

"알스퀘어는 인공지능(AI) 도입 안 하나요? 기존 업무에 챗GPT 등 생성형 AI를 이렇게 저렇게 적용하면, 블라블라…."
요즘 기자, 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아이스브레이킹 소재가 AI다. 투자 빙하기 속에 돈이 몰린다고 알려진 업계도 이 분야다.

디지털 전환, 특히 AI 도입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많은 기업이 AI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표면적으로 가치를 높이고, 혁신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기술임은 자명하다. '생존 요소'인지 확신은 아직 없다. 짊어져야 할 도전 과제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AI 도입에는 막대한 초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설정'하고, 구체적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또한 '단계적 접근'을 요한다. AI 적용을 한 번에 몰아치기보다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초기 문제를 신속히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 성공 사례를 쌓아가며 자신감도 얻는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은 상당한 투자를 요한다. 전문 기술력이 필수다. 전문가를 채용하고 육성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인적 자원 관리를 복잡하게 한다. AI 기술 이해와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전 직원이 AI 도입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 고유의 데이터가 특히 중요하다. AI의 성능과 효과는 양질의 데이터에 크게 의존한다. 기업이 직접 확보한 데이터는 해당 기업의 특성과 고객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한다.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구현하는 데 핵심 자원이 된다. 따라서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를 통해 AI는 일반 기술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는다.

더불어 모든 부서가 협력하고 일관된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윤리적·법적 문제도 동반한다. 데이터 프라이버시, 알고리즘의 공정성, 책임 소재 등 숙제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업 평판에 타격을 입는다. 일자리 감소 등 사회적 이슈도 무시할 수 없다. AI 기술이 공정하게 운영되도록 관리하며, 관련 법규와 규제를 준수한다. 이와 함께 AI 도입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간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코끼리'는 많이 먹고, 오물만 내뿜는 '하얀' 존재가 된다. 선명한 목표 설정과 단계적 접근, 윤리적 운영 그리고 직원 교육이 필수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