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시간을 늘리고 외국 금융기관(RFI)까지 거래에 참여하면서 폐쇄적인 시장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물론 투기세력의 개입 여지도 많지만 길게 보면 환율 변동성을 줄일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080원 선이던 게 최근에는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치솟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 2년 반 동안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내다 팔고 있다. 외화보유액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외환 거래액 추이를 보면 최근 2년 반 동안 누적 순유출액은 713억2000만 달러다. 지난 2021년 10월 4692억1000만 달러로 최고치였던 외화보유액도 5월 말 4128억3000만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3월의 4192억5000만 달러나 4월의 4132억6000만 달러와 비교해도 연속 두 달 감소하는 추세다. 물론 외화보유액은 각종 보유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값이다. 평가손실에 따른 변동도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의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금리차에 따른 환율 불안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달러당 원화 가치는 올해만 7.3% 이상 하락했다. 일본 엔화의 하락폭 13%보다는 작지만 중국 위안화(2.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6.4%)보다 크다. 미국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질수록 달러 자산과 비달러 자산 간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질 게 분명하다.
강달러 국면을 타개할 수는 없어도 달러 유출을 막는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